안녕 새벽 5시에 일을 하고 있으려니 문득 옛날 이야기가 생각나서 몇 개월만에 다시 찾아왔어.
누군가에게는 공포? 이야기가 아니겠지만 내게는 어린시절 기억에 상당히 공포스러웠던 이야기야.
부모님이 있는 곳에서 누군가에게 끌려갈 뻔했던 경험이기도 하고.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주말농장이라는 곳이 시골에서 올라온 부모님들에게 유행했던 시기가 있었어.
학교에 안갈 때면 주말마다 부모님을 따라서 흙을 만지기도 했어 그곳은 지금 떠올려도 굉장히 외진 곳이었는데 아마 내 기억으로는 시흥 쪽에 있었던 것 같아.
작은 터널을 지나고 나면 나오는 빌라의 앞마당과 밭은 사람들이 심어놓은 채소로 가득했지.
터널을 지나기 전에는 아파트가 있었는데 당시에 산 밑에 있던 주말농장 덕에 주차장은 꽤 멀었고 그 아파트를 지나가야 했지,
그곳에는 자주 과일이나 잡동사니를 파는 트럭들이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려고 멈추기도 했었는데 몇 달 정도는 이상한 일이 없었던 것 같아.
자주 곤충이나 닭, 오리를 보여주시는 아버지 덕분에 나도 주말농장에 만족하면서 다녔고.
하지만 주말농장에 가는게 두렵고 싫은 일이 생겨버렸지.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이제 집에 돌아가려 주차장으로 가는데 소주병을 들고 날 이상하게 쳐다보는 과일가게 아저씨가 있었어.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그날따라 부모님의 발걸음도 상당히 빨랐지.
그렇게 뒤를 따라가고 있는데
갑자기 그 아저씨가 팔목을 잡는거야.
그리고 뱉은 말은 아직도 생생해
"바지 좀 벗어봐."
"왜요?"
"여자애인지 남자애인지 모르겠으니까 확인하려고."
바로 이상하다고 느낀 나는 팔을 뿌리치고 가고 싶었지만 아저씨는 나를 강하게 안았어.
결국 나는 아저씨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발버둥 거리는데만 그쳤지만 이 아저씨는 내 성기를 조물딱 거리기 시작했지.
다시 생각해도 뭐 그렇게 더러운 새끼가 있나 싶어.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쳐다봤지만 뒤도 안돌아보고 두분은 앞으로 계속 가고 계셨고.
무서워서 말도 안나오는 그 순간에 누가 트럭에서 뛰어나오는거야.
"이 아저씨가 미쳤나봐!"
아내로 보이는 그 아줌마가 달려와서 나를 뺏어들고 바닥에 내려놓고는 얼른 가라며 등을 떠밀었어.
그렇게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나는 어안이 벙벙한채로 어머니를 향해 뛰어갔어.
나는 뭐라 말도 못하고 집에 오고 나서도 충격을 받아서 멍하니 있었고 다음날이 되서야 어머니에게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어.
어머니는 당연히 당장 그 아저씨를 찾아가겠다며 씩씩대셨지만 결국은 빚에 쫓겨 바쁜 생활 때문에 제대로 시간도 못내서 미안하다고만 말씀하셨지.
20년이 다 되가는 이야기지만 지금도 농담으로 그 이야기를 하면 미안해 하시고 눈시울을 붉히실 때가 많아.
뭐 이제는 안좋은 기억의 한 부분으로 남아있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 잊어버릴만 하지.
하지만 애석하게도 정말 충격을 받은 일들은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 같아.
아! 그리고 혹여나 오해할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서 이야기하지만 나는 '남자'야.
이쁘장한 남자애도 아니였고 어딜가나 볼 수 있는 흔한 남자애였어.
믿던 안믿던 자유겠지만 이건 실제 벌어졌었던 내 이야기야.
미친놈들은 옛날부터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해 나는 똑똑히 기억에 박힌 이 일 때문에 나중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더라도 절대 손을 놓거나 혼자 다니게 하지는 않을 것 같아.
이른 시간이라 볼 사람들도 많이 없겠지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다들 좋은 하루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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