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공중으로 부터 들렸다

확성기의 울림인 듯 아닌 듯 알 길은 없다

항상 듣던 얼터너티브 락 음악이 여성보컬의 생생한 목소리로

내 귀에만-

아니 너희의 귀에도 같이 들렸을 것만 같다



착각.



시계는 착각 착각 소릴 뿜어 내며 조각 조각 쪼개졌다


한동안 복용해 왔던 빨간약 10밀리 파란약 5밀리

무덤 속까지 버려두기로 약속하고

문창과 갓 들어온 신입생이라며 한 껏 자축하던 무렵





착각.





학교 옆 작은 개천 이름 모를 황새가

금빛 모래 떨구며 날아 올랐다 아니, 날아 오른 줄로만 알았다

지금껏 환시인지 실재인지 잘은 모른다





카카로트 카카로트

드래곤 볼 주인공은 또 다른 나라고 우겨 대며

새롭게 만난 학우에게 어린 시절 동네 축구왕이었다고

또 한 번 삐죽삐죽 우쭐댔다





홍길동처럼 여기 저기 헤집고 학우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번쩍이고 번뜩이며 실성한 사람마냥

슬픈 시를 지었다





잡초.





거기 모인 동급생들은 훌쩍이듯 웃음을 울었다

내 시를 읽고선 悲心에 젖어 울었던 건지

내 모양새가 슬퍼서 웃었던 건지는 도저히 분간되지 않았다





잡초.





콘크리트 균열진 바닥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들꽃 같은-

잡초란 시가 내 머릿속에서 괴이한 망상으로 피어났다







그 때 내 발은 양말을 촉촉히 적신 채

넉 달 쯤은 씻기지 않은 신발과 함께 대동소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