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치매
교수는 얇은 담배를 피운다. 몇 모금을 빨고 그는 쌈밥집에 들어선다. 우렁, 돼지고기, 홍어 요리는 글자만으로 교수의 침샘을 돌게 했지만 월요일은 쭈꾸미 쌈밥을 먹는 날이었다. 교수가 그리 정했다. 그것은 철칙이었다.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밥을 한 술 뜨고 나면 집으로 돌아간다. 아내는 거실 장판에 몸을 누이고 있었다. 아내는 교수의 아랫도리에 콧구멍을 가져다 대고 벌름거린다. 주구미냄새가 나....... 나도 먹으고십버. 교수는 아내의 겨드랑이 사이에 손바닥을 끼워 침대에 뉘여놓는다. 아내는 추락사고로 뇌졸중을 얻고 이년 뒤 합병증으로 치매가 왔다. 아내는 교수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교수는 냉장고를 열어 인스턴트 죽을 꺼내어 희멀건 죽에 집게손가락으로 깨소금을 솔솔 얹는다. 요리가 다 된 전자레인지는 노상 일정한 음을 낸다. 아내의 하루도 노상 일정했다. 교수는 아내를 일으켜 그녀의 찌그러지고 부르튼 입술을 집게손가락으로 벌린다. 에구, 짜! 아내의 얼굴이 찌그러진다. 마치 그녀의 입술과 같다. 아이고, 이 사람아. 당신이 끓여주던 김칫국만 할까. 교수는 학학 웃는다.
보호센터에서 아내를 데리고 돌아오면 대략 여섯 시가 다 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잠에 취한 아내는 정말 예쁘다. 교수는 아내의 옷을 벗긴다. 새 샤스와 바지로 갈아입히기 전에 교수는 아내의 몸을 손가락으로 슬쩍 훑는다. 그리고 아내의 가슴을 살살 쥐어도 본다. 고추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교수는 급하게 뒷주머니를 뒤져 얇은 담배를 문다.
교수는 겉옷과 빵모자를 뒤집어쓰고 택시를 잡는다. 목적지를 부르기 전, 교수는 고민에 빠진다. 교수를 반기는 곳은 흔치 않았다. 택시는 재개발 동네의 노래방으로 향한다.
교수는 도우미 아가씨에게 항상 언지 하는 것이 있었다. 나는 몸을 만져야 사는 사람이니까, 스킨십이 싫으면 나가도 좋다. 대부분 경멸이 끓는 시선을 두고 자리를 뜨는 것이 태반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그런 날이면 여사장과 남는 온돌방에서 정사를 나누면 될 일이었다.
적어도 스무 살 남짓으로 보이는 꼬마는 몹시 당돌했다. 스타렉스 삼촌이 어쩐지 오빠 손진상이라더라. 상관없긴 한데, 용돈은 좀 챙겨줄거지? 교수는 다 찌그러진 손으로 겉옷의 주머니를 뒤져 십만 원을 건넸다. 교수는 이내 꼬마의 허벅지 사이로 손을 넣고 아ㅡ 하는 신음을 뱉었다. 꼬마는 교수에게 물었다. 근데요, 오빠 진짜 교수에요? 다들 오빠보고 교수래. 하나도 못 믿겠어요. 교수는 헉헉 웃는다. 그럼. 나주대학 교수였다. 영어를 배우고 싶으면, 응, 오빠에게 배워. 교수는 말을 하는 중간 코를 훌쩍이거나 응, 음, 같은 추임새를 끼워 넣었다. 얘야, 오빠랑 나갈까? 꼬마는 말한다. 귀찮은데. 그냥 여기서 하면 안 돼? 텔비 낼 대신에 내가 받으면 되잖아. 교수는 꼬마의 홀복을 벗긴다. 그리고 가슴을 쥐어본다. 젊어서 그런지....... 언빌리버블 하구나. 학학. 오빠. 그게 뭐야.......
정사가 끝나고 꼬마는 팬티를 주워 입으며 교수에게 묻는다. 교수님은 와이프 없어요? 교수는 대답한다. 응, 있지. 참 고와. 병도 예쁜 병에 걸렸어.
교수는 꼬마에게 현금을 털어 주고 집으로 돌아간다. 아내는 현관 바닥까지 기어와 만발해있다. 교수는 털썩 주저앉았다. 가죽만 남은 손바닥을 그녀의 코에 가져다 댄다. 살아있구나. 살아있어. 교수는 그녀의 겨드랑이에 손바닥을 끼우고 또 다시 침대에 뉘인다. 아내는 교수의 손길에 단잠에서 깬다. 교수님, 응, 교수님. 오늘도 수업하느라고 고샌이 만았어유. 아내는 치매가 온 이후로 더욱 예쁘다. 못살게 굴던 것도 다 잊어버리고, 쌈밥집 주차장에서 대가리가 깨진 일도 잊고 즐거웁던 기억만 기억해주는 것이 참으로 예뻤다. 여보. 내일은 같이 쌈밥 먹으러 갑시다. 아내는 아이마냥 박수를 치며 깔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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