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와 쳇바퀴]

'망망대해를 꿈꾸던 어릴 적의 일기장을 펼치다'

가지 친 연옥의 족쇄가 안식 따위의 올곧음을 구태여 망령되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조바심을 바탕으로 이따금씩 투지가 거우르는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거짓을 고했다.

옷가지 한 올 한 올에 열점 가득 새기어
새파랗게 들끓는 핏대를 장악할 때
작열통이 공포로 각인되는 과정에서의 나는
꾀를 꾀하며 노름꾼을 자처했다.

기어이 목장갑을 착용하고 곧 자지러질 기둥을 부여잡은 채 외줄타기에 몰입할 때
수백의 칼집 낱개가 틈틈이 대뇌를 비집고 자각을
들어내 가족일도 잊게 했다.

감정변화 일기란 암담한 기억의 얼룩진 송곳임을
일찌감치 깨우칠 즈음에, 그제서야 나는 내가
쳇바퀴를 걷는 고슴도치임을 온몸으로 느꼈다.


2024.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