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적부터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녔다.

그리 힘들진 않았던 초등학생 때부터

점점 무거워지던 중학생 때,

더는 가방을 메고 달릴 수 없어진 고등학생 때,

그리고 어느새 지금에 이르렀다.

그 가방은 아직도 내 어깨에 메어져 있다.

아니, 내가 가방에 메어져 있다.

나이를 먹으며 더 아파왔던 그 통증은

점점 살을 뚫으며 깊어지더니 이제는 뼈보다 깊다.

사실 가방 같은 건 없어도 됐을지도 모른다.

가방이 없어도 이렇게나 어깨가 아린데.

문뜩 내 눈동자의 색이 어떨지 궁금해하며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가방을 고쳐 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