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을 떠올려보면
이루고 싶은 목표도
나아지고 싶다는 의지조차 없었습니다.
매일을 자질주레한 인연들에 묶여 울고, 나름의 결핍을 마음에 새기며 피로와 우울, 혹은 약간의 즐거움으로 호흡했습니다.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 위에 몇번의 불씨가 내려앉을 때,
세월에 짓물린 기억이 다시금 고개를 처들었을 때,
과거의 그 아이와 만났습니다.
같은 왼손잡이, 같은 초등학교, 같은 태권도장, 그리고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 무언가
대과거는 현재의 도화선이, 다 타버린 도화선의 끝에 현재는 다시금 과거가, 과거는 곧 기억이, 기억은 곧 추억이.
저는 아직 그 웃음소리와 맑은 미소, 따듯하지 않아도 따스했던 그 체온을 추억합니다.
제 머리는 더 이상 그 아이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저는 아직 그 아이를 추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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