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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이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 같이

종로의 인경 머리로 드리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리까.

 

그 날이 와서, 오호 그 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기어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쳐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그림출처: http://kalefarmer.tistory.com/15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