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는 낙엽잎과, 묵상

 

 

 

 

 

 

아아 무엇하리

 

지는 낙엽잎들과 파리한 가을 전나무들이여

 

나는 긴 그림자를 이끌고 찬 바닥을 덮는다

 

스쳐지나간 어린시절의 잔해들이여 몽마(夢魔)들아

 

나의 몸 구석구석 사이를 날카롭게 매몰아치던 겨울바람아

 

앞을 지나고서 공허를 남기곤, 다시 네 뒤의 문턱에 다시금 도달했다

 

나는 잔해들 위에 서서 번들거리는 이 두 눈동자로

 

느리게, 혹은 더디게 종말을 쌓아올리는 이 가을 낙엽잎들을

 

바라보며 흔들리는 창틀을 부여잡고 애달픈 묵상에 잠긴다

 

또한 저 멀리 매바람을 견디는 전나무들에게 내 영혼은 동화되듯

 

나의 살갗에 거친 이질감 전해져내리는 이 묵상의 파라다이스

 

나는 다시 하늘을 붙잡고 거꾸로 기어간다 이렇게도 슬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