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거듭할 수록 시가 안 됩니다...시작도 못 하겠어요..

 

 

 

 

 

처서(處暑) 즈음에



  나선형으로 강하(江河)하는 송골매,

  부리 끝의 돌개바람이

  저공비행 중인 두견새

  울음의 등허리를 스쳐 지나고

  종일토록 북을 치는 잠자리

  날개의 하늘 밑에서

  분주하게 흔들리는 처서(處暑) 즈음에

  해질녘 거미줄은 열 몇 번째 세로줄

  계절은 둥둥 무당굿으로 풀어지는데

  만개(滿開)한 쑥부쟁이 허리를 펴고

  여기가 어디쯤이야

  요령소리로 밟아가는 서낭당

  그림자의 구석자리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