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예전 아르바이트 하면서 틈틈히 써온 소설들, 그리고 그간 꽁꽁 혼자서 써온 시들, 전부다 날라갔다
스페셜포스2 때문에.
물론 D 드라이브에 있던, 하나 하나 품목 붙이고 장르까지 붙이던 야동들도 함께 날아갔다
어떻게 일개 게임 하나가 바이러스도 아니고 내 주옥같은 작품들을 일괄 삭제 시킬 수 있었는가?
처음에 설치 하는 중에 따로 상위 폴더가 만들어지지 않은 채로 D 드라이브 자체에 지저분하게 덕지 덕지 설치 되어가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이때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컴퓨터 좆문가인 나로써는 너무 부끄럽다 .. 아니 화난다..
그렇게 설치 후 D 드라이브는 게임 데이터 파일들로 난잡히 진을 이루었다. 하지만 나는 무시하고 게임을 진행
첫 총으로 국산 매니아 답게 K2를 골랐고 계속 되는 죽임을 당함에 열이 솟구쳐 총이 쓰레기라고 판단하며 게임 삭제를 진행했다.
제어판 프로그램삭제를 뒤져보아도 스페셜포스2가 없길래, 상위폴더 없이 설치를 해서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고
D드라이브에 들어가 언인스톨로 보이는 아이콘을 클릭했다.
그리고 광속으로 작업 진행되는 프로그램삭제 툴.
음? 꽤 빠른데? 하고 생각함도 잠시.. 음??.......응?! 무언가 이상하잖아 ??!
작업 진행 상태바 위로 빠르게 바뀌어가는 것을 반복하는 글자 속에서 보이는 낯 익은 파일 이름들과, 단어들.
일순간 나의 가슴엔 비수가 꽂혔다. 미친.
나는 핏대선 눈으로 미친듯이 마우스로 취소 아이콘을 클릭했다.
순식간에 작업은 60%까지 치닫고 있었고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곧 90% 대를 돌파 할 것 같았다.
안돼.. 안돼.. !! 70%쯤 넘어가면 금단의 영역까지 침범하게 될 터. 80% 전까지는 무조건 종료시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미친듯이 클릭질을 했지만 작업은 전혀 멈추지 않고 빠르게 진행되었다.
결국 나는 뒤늦은 최후의 보루 카드로 컨트롤 +알트 + 딜레트 신공을 날렸다.
하지만 무적판정으로 모든 것을 씹어먹던 강제종료 신공은 오늘따라 유난히 먹히지 않았다.
핏발 선 눈으로 강제종료 신공을 연타했지만 막대바는 빠르게 흘러 어느덧 80% 위를 돌파했다.
나는 그제서야 병신처럼 본체에 있는 전원키를 눌렀다.
곧 어두워 지는 모니터화면과 방 안을 감도는 정적.
나는 탈진한 상태로 한 10초간 멍하니 키보드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20%라는 희망을 무의식에 품고 어느정도 해탈의 경지에서 컴퓨터 전원을 켰다.
그리고 평소와 달리 빨라진 부팅속도. 순간 불안감이 확산되며 온 몸을 타고 흘렀지만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바탕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D드라이브를 클릭했다. 깨끗해진 D드라이브에 0.2초 정도 청결함을 느꼈다.
내 안에선 통탄과 분노 허탈감 등의 감정이 서로 융합되어 새로운 '신개념 감정' 을 만들어냈다.
뭐랄까. 극에 달한 분노, 혹은 절망감, 자학 등이 적절한 비율로 섞이며 황금비율을 이룰때 생기는 흔치 않은 그 특별한 감정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보고 ㅇ,있음
스페셜포스2 개새끼 피망 개새끼
정말이지 위로도 못해줄만큼 안타까운 일이다.......진짜 허탈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