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피어난 작은 불씨 앞에
불티 하나 뱉지 못할
그 허실한 영광 아래서도
뵈지도 않는 길바닥을 헤매는
오래된 화부들
달그락대던 속없는 그을림이
여기서는 연기를 뱉고
저기서는 곤두박질치다가
울긋불긋 작은 불꽃을 틔웠지만
그 향기가 너무나 아득해
씨앗 하나 떨구지 못하고
침만 삼키며 배를 불렸다
떠올릴 것이 없었던
이십 대 끝자락의 다짐보다
버릴 것이 없는
서른 살의 불의 시늉이
모든 곳을 들쑤셔 놓고
무례하게 타오르다
넘치고 넘쳤는데
받아 줄 손 하나 없어
우리는 스스로를 낭비했지
불은 길이 없고 형태가 없어
이곳저곳 흐르는 곳마다
구석구석 다 태워 버리더라
나를 살찌우고
너를 달궈 놓을
저 바람 위로 무등 타고
작은 화상의 흔적을 목에 걸어
우리 뒤척임 없이 저곳으로 가자
우리 가차 없이 저곳을 태워 버리자
소음도 태우고
허공도 태우고
우리도 태워 버리자
내글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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