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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은 이불을 끌어 당겨도 몹시 추웠다. 몸살이다.

코감기 탓에 입으로만 숨을 쉬었더니 입술이 차갑게도 말라비틀어지고 말았다.

 

이 입술은 그날 낮에 그 여자의 햇빛 같은 입술과 포개어진, 촉촉하고 따스한 그 입술이었는데 말이다.

그때 그 입술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나는 사랑에 미치고야 말았구나. 나는 달달한 이 사랑에 미칠 수 밖에 없구나.

그 여자의 사랑스런 숨결은 또한 나에게 감기를 주었다.

감기는 사랑에 절어있는 나를 담담하게 일깨운다.

언제까지 사랑스러운 건 없다고. 사랑도 언젠가 감기처럼 끝날 거라고.

감기는 사랑을 질식시킨다. 그때 파랗게 질리는 건 입술이었다; 낮의 온기를 알고 있는 그 입술이었다.

 

나는 감기와 사랑을 침대로 이끌고 왔다. 입술은 겁에 질린 새우처럼 따라왔다.

그들은 한동안 잠을 못 잤다.

 

 

비참한 자기만족일지도 모르는 사랑,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죽어가는 것인 감기.

그 사이에서 입술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