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관찰한 결과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일본과 미국은 동일한 업무에서도 한국보다 여유 인력을 더 배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생산직에서는 일에 아무런 차질이 없을 때 풀타임으로 근무할 시 6~7명이 수행할 수 있는 일에 인원을 10명 정도 배치한다고 들었다. 이렇게 하면 10명 중 한두 명이 휴가나 병가를 내더라도 업무를 무난히 마칠 수 있으며, 돌발 문제가 생겨도 대체로 야근 없이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업무 강도를 60~70% 수준으로 유지하면 실수를 줄이고 신경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같은 상황에서 10명이 뽑혔다면, 그 업무는 10명이 풀타임으로 집중해야 완료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배정된다. 따라서 10명 중 한 명이 휴가를 가거나 병가를 내면, 나머지 인력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야근이 불가피하다. 이런 구조에서는 아프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휴가를 자유롭게 쓰기도 힘들며, 특히 출산휴가 사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항상 100%의 강도로 일을 해야 하므로 신경은 날카로워지고 실수도 잦아진다.

수학의 비둘기집 원리(Pigeonhole Principle)를 적용하면, 이 차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비둘기 10마리가 집 10개에 들어가면 경쟁이 거의 없지만, 11마리가 집 10개에 들어가면 경쟁 강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마찬가지로 10명이 할 일을 10명이 하는 것과 10명이 해야 할 일을 항상 9명이 하게 되는 차이는 크다. 작은 차이 같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스트레스와 사고 위험은 매우 크게 증가한다.

한국도 약간의 여유만 주어도 조직 문화와 노동환경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여유 인력을 두면, 실수와 사고가 줄고, 야근과 과로가 감소하며, 휴가나 출산휴가 사용도 자유로워진다. 작은 구조적 변화가 조직과 사회 전체를 다르게 만들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최소 인력으로 최대 성과”를 요구하는 문화가 지배적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한국에서 출산휴가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원인은 이렇게 조금만 사람이 빠져도 남은 사람에게 크게 부담이 가는 구조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특별히 한국의 문화가 여성혐오적이고 가부장적이어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여유 인력을 확보하여 돌발 상황과 개인적 필요를 감안한 반면, 한국은 최소 인력 배치와 100% 강도 근무를 요구한다. 이런 차이가 노동자들의 스트레스, 실수율, 휴가 사용 가능성, 전반적인 직장 문화를 결정짓는다. 조금의 여유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회와 조직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