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같은 말도 안되는 정신승리는 오히려 해가 되기도 하지만, 나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어느 정도의 정신승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구 사회나 일본 사회에서는 이런 정신승리는 보편적이기도 한데, 바로 ‘그건 그 사람의 인생이고 나는 나다.’ 라는 태도이다.
내가 예전에 일본인이랑 대화하면서 들은 말인데, 일본인들은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 사회이기 때문에 비교에 대한 압력이 강한지 궁금해서 그것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리고 그 일본인은 나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다른 사람이 전 세계의 산해진미 식사를 했다고 해도 나는 내 저녁밥을 맛있게 먹었으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딱히 부러워할 이유 없다. 각자의 인생이 있는 법이다’
실제로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 태도를 서양인이나 일본인에게 자주 발견한다. 그런데 한국의 인터넷 언론이나 현실에서는 끊임없이 남과 비교를 유도하면서 사람에게 압력을 넣고 있는데, 저런 태도를 가진 사람에 대해서 가만히 놔두지 않고 공격을 한다.
휴거, 빌거, 200충, 뚜벅이 등의 용어 자체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려는 사람들에 대한 선제공격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대다수 한국인들은 저런 혐오발언에 대응해서 ‘나는 아파트에 살지 않아도 행복하다. 자동차 없어도 행복하다’ 등의 말을 하면 ‘그래, 그건 그 사람의 인생이지’ 라고 존중해 주는 것이 아니라 온갖 종류의 야유와 인신공격을 퍼붓는다.
이런 환경에서는 당연히 자아가 확고한 사람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이다.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형편에 맞지 않게 무리를 해서라도 비싼 물건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물론 한국같은 환경에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저런 공격을 견디고 각자의 개성을 지키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나는 예전엔 학교 게시판이나 다른 커뮤니티에서 ‘연애를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다. 몇 살에 무엇을 하지 않으면 실패한 인생이다.’ 등등의 말에 영향을 받고 마음이 불안정한 적이 많았으나, 요즘은 아무렇지도 않다. 나는 내 인생이 있을 뿐이고 법을 어기지 않는 한에서 자유가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릴 필요 따위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마음이 훨씬 편안해졌다.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