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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가 날 구원해주길 바라던 걸까, 당신의 마지막 말들을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는 이미 썩고 곪아버린 상처들이 마음 곳곳에 가득한 상태라서, 누군가가 나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치유해주며 나의 모든 트라우마나 방어기제 같은 것들을 벗겨주길 바랐던 걸까?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상처입으면서 어떻게 그런 걸 바라지 않을 수 있었을까? 아픈 와중엔 누구나 본능적으로 아픔을 해결해줄 인간을 찾는다. 그치만 이성으론 그러지 않았다. 나는, 우선 누군가에게 나를 구원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럴 능력이 있어도 어떤 이유로 날 지나쳐버려도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아니 어쩔 수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면 그냥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건 내게 진리같은 것이다. 나는 타인에게 어떤 의무도 부과하고 싶지 않으니까.
나는 그냥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으면 했다. 모든 것이 흐름의 일종이길 바랐다. 내가 타인이 바라는 모습으로 있어주고 싶어하는 것, 그게 본질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더라도 그걸 바라는 것, 타인은 그걸 알든 모르든 나처럼 무언가 바라는 걸 바라고 그 바라는 걸 원하는 만큼 나에게 보여주는 것, 이 모든 것이 어떠한 강제도 억압도 의무도 없이 서로에게 자연스러운 흐름이길 바랐다.
구원이란 그 흐름 속에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늘 그래왔다. 그러니 내가 구원자를 찾는 것 같다는 당신의 말은 반쯤은 틀렸다. 나는 누군가가 어떤 의지를 갖고 날 구해주길 바랐던 게 아니다. 나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흐름대로, 우연히 서로를 구원하게 되길 바랐다. 다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 결국 그렇게 설명된다. 그게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