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소리가 사람을 참 무섭게 해. 이번엔 소리에 관한 짧은 에피소드 들이야.


예전엔 라디오 듣는걸 좋아해서 자기 전엔 라디오를 켜 놓고 잤어. 하루는 이상하게 주파수도 맞지 않고 지직거리는 잡음만 시끄러워서 꺼버렸는데 잠시후에 또 들리는거야. 잠들만하면 시끄러워서 깨서 끄고, 또 끄고. 세번쯤 반복했을 때야 이상한 걸 알았어.

껐는데 왜 소리가 나지? 버튼이 두번 눌러져서 다시 켜진거라고 생각해봐도 왠지 이상해서 결국 불을 켜고 봤더니 애초에 플러그가 뽑혀있었어. 그 뒤로 한동안은 라디오를 못들었어.


한동안은 칼가는소리가 계속 들리는거야. 매일, 매일. 금속 마찰음이 점점 신경쓰이기도 하고 칼갈이집도 아닌데 매일같이 칼을 가는건 이상하지. 그것도 밤마다. 처음엔 아랫집인줄 알았는데 그 소리는 집 밖에서 나는게 아니었어. 우리집 주방쪽이었지. 아무도 없는.

엄마가 칼을 가는건가 싶어서 주방에 가봤지만 소리는 이번엔 내 방쪽에서 들렸어. 난 너무 무서워서 엄마에게 이 소리 너무 신경쓰인다고 말했어. 하지만 엄마는 그냥 밖에서 나는거겠지라고만 하셨어.

매일밤 들리던 소리는 어느날 거짓말같이 그쳤고 사건은 잊혀졌어.


요즘엔 창 밖에서 밤마다 누군가 그네 타는 소리가 들려. 지금 이맘때쯤. 그러니까 열시가 조금 넘을무렵. 끼이익ㅡ 끼이익ㅡ 녹슨 그네를 누군가 타는 소리가 들리는데 난 너무 무서워. 왜냐하면 우리동네엔 그네가 없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