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여기 까지 굴러 들어오는 건가...'
라고 혼자 생각 하며 차에서 내려 옷 가지가 들어 있는 작은 캐리어 두개와 나의 유일한 가족인 흰색 말티즈 "까미"를 들고
2층 숙소가 있는 곳으로 올라가고 있다.
내나이 올해 서른 많이도 먹었다. 고등학교때 부모님 이혼후 알콜중독자인 어머니를 피해 홀연단신 작은 도시로 올라와 다방....주점을 전전하며
일하면서 알게된 언니 소개로 이곳 양평까지 오게 되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좋게 말하면 술집 도우미.....접대부다.........
이 일을 십년 넘게 해왔지만 내 수중에는 빚 뿐이다. 이사람 한테 뜯기고 저사람 한테 뜯기고...모두 지긋지긋 하다.
하지만 북한강을 끼고 있는 양평 시내를 보며 '그래 다시 시작 해보는 거야!' 라며 스스로 위안을 주지만
죽지 못해 살고 있는 내 자신이 한심하고 처량할 뿐이다.
2층 숙소에 오니 집이 꽤 큰게 맘에 든다. 아무리 시골이지만 이렇게 큰 집이 월세 15만원 밖에 안한다는 사실이 좋았고 방이 3개에 부엌겸 큰 거실도 있고 무엇보다도 바로 1층이 슈퍼 라는게 마음에 든다.
1층 슈퍼는 집주인 50대 부부가 운영 하는데 두분이 사이가 좋아보여 부러워 보이면서 속으로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오랫동안 비워둔 집 같았다. 휑하니....아무것도 없고 괜시리 기분은 나쁘지만 그래도 어쩌겠나...살아야지
짐을 풀고 휑한집에 살림살이좀 사려고 언니와 함께 양평 시내로 나갔다.
우리같이 밤에 일하는 사람들은 낮에 자므로 암막 커튼은 필수 이다. 커튼도 주문하고 살림살이 이것 저것 사면서 시내 구경도 하였다.
어느덧 시간은 출근 시간이 다가왔다. 낮부터 돌아 다녀서 인지 피곤했지만 커튼을 달고 까미에게 사료를 가득 퍼주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계단을 내려 오는데 낯선곳에 혼자있어 그런지 몰라도 까미가 '아~~~우!!~'하면서 우는게 맘이 아팠지만 어쩔수 있나. 저 놈 사료값이라도 벌어야지 라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하면 가게로 출근했다.
새벽4시....다시 숙소로 들어왔다. 미친듯이 날 반기는 까미 근데 애가 쫌 이상했다. 사료가 나올때 그대로 있는 것이다. 평상시 같았으면 사료를 깨끗이 비울 시간이고 비울 애인데....난 그때 당시만 해도 애가 낯설어 그러려니 하고 고기캔 하나를 까서 사료통 위에 올려 주었다.
역시나 냄새만 킁킁 하더니 고개를 휙 돌려 버린다. 왜 이러지 라며 하면서도 술기운과 피곤함 때문에 씻지도 않고 까미를 끌어 안고 그냥 잠이 들어 버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암막커튼 때문에 대낮에도 컴컴한 숙소....까미가 빈방을 향해 미친듯이 짖는 것이다. 같이 함께 살고있는
언니가 방문을 쾅! 쾅!!차며 "씨발 조용히좀 해!"라고 소리친다.
난 힘든 몸을 이끌며 빈방을 향해 짖고 있는 까미를 안고 다시 내방으로 들어 왔다.
얼마후....현관문 밖에서 날 부르는 소리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렀다. 핸드폰을 보니 낮1시 ...
누구세요라며.... 힘든 몸을 이끌고 나가니 같이 사는 언니였다.
언니는 양손에 날 주려는지 검정색 비닐봉지에 김밥이며 튀김을 잔뜩 사오면서...부드러운 목소리로 "깨워서 미안해 열쇠를 두고갔지 머니.."
라며 날 달래는 것이었다. 난 "언니 언제 나갔다 왔어? 까미 때문에 제대로 못잤지? 미안해.."
그러자 언니는 "무슨 소리야 나 어제 가게에서 손님하고 2차 나갔다가 손님이 20만원 더 준다길래 점심까지 먹고 왔는데......."
순간 난 온몸에 소름이 끼치며 언니에게 까미가 짖은일...그리고 조용히좀 해달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말을 해줬다.
언니는 니가 술에 취해 헛소리를 들었구나 라면 날 안심 시켰다.
씨바 내가 진짜 미쳤나...라며 슬리퍼를 신고 1층 슈퍼로 담배를 사러 갔다.
주인집 아주머니가 날 친절히 맞아주면 불편한건 없는지 ....물어봐 주시며 챙겨주셨다.
난 문든 아주머니에게 " 혹시 2층집 저희가 이사오기전에 누가 살았었나요?" 라고 물었다.
아주머니는 갑자기 당황해 하며...
"어...그집.....교회 다니는 사람이 살았어..."
"아...네" 하면서 난 담배를 받아들고 2층 계단으로 오르고 있었다.
잠깐...
난 누가 살았는지 물었을 뿐인데....
왜 교회 다니는 사람이 살았다고 대답 하시는 거지....교회??
P.S) 반응 좋으면 2부....있음
교회 다니는 사람이 살았다고도 할 수 있을거같은데? [i]
ㄴ 쿠밍 / 쿠밍님 말씀대로 교회 다니는 사람이 살았다고 말할수 있는데.....여기에 현실감을 불어 넣기 위해 뒤에 살좀 더 붙여보자고 했는데 식력이 없어...못 붙였어요 지역적 배경이 양평이라는 시골이라 서울보다는 이웃간에 왕래가 많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1층주인이 슈퍼이고 집 평수가 큰 관계로 가족단위로 살았고 슈퍼주인과도 왕래가 많아 이웃간에 잘 아는 사이었을 거라는 배경이 깔립니다.
그리고 보통 누가 살았었냐 물어보면...그냥 가족...아닌 농부 직장인들 큰 범주의 상태를 설명하지 교회라는 작은 범주를 설명하지 않을거라 생각 합니다. 실제로 제가 그 집주인 한테 \"교회 살던 가족이 살았다는\" 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처음에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으니 계속 생각 할수록......그 교회 라는 단어가 맴 돌더군요......이 이야기는 제가 경험했던 팩트와 픽션을 더했습니다..........
ㄴ그렇군요. 답변이 당연한거같았는데 듣는 당사자가 이상하게 느낄수도 있겠네요. 다음편 궁금합니다 [i]
그게 난 전혀~이상하지가않는데...담편은 기다려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