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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진 그늘>

 

 

 

하얀색 오리 한 마리 웃고 있는 푸른 가방

 

그 가방 흠뻑 적셨던 따스한 여름비를 회상하면

 

내 손을 붙잡던 고사리 같은 너의 손도 함께 떠오른다

 

 

 

어둑한 하늘은 너를 더욱 하얗게 , 하얗게 만들어 주었다.

 

초록빛 잎새들은 내리치는 빗줄기에 쉴 새 없이 고개 숙였고

 

억울했던 우리는 없는 태양 아래 입을 열고 고개 뻗었다 그렇게

 

 

 

목으로 흐르는 따스한 감촉들은 아직도 생생히

 

내 왼손에 남겨진 네 심장 작은 온기처럼 기억되었다

 

나는 흠뻑 젖은 고라니를 보았다

 

 

 

저 멀리 여름의 계곡을  함께 거슬러 오르며

 

우리는 항시 여물었다 흙을 뚫고 올라와 딛는 새끼거북처럼

 

매섭게 내리치는 소나기 또한 우리를 태양 앞으로 발 디딛게 했다

 

 

 

화창한 하늘과 빠르게 흘러가는 붉은 구름들과

 

여무는 송아지들과 그리고 머리 흔드는 감나무들

 

또 눈송이로 덮힌 빛의 축가들, 너의 한 잎 더 돋은 마디

 

 

 

그리곤 상실 마저 사라진 그 해는 대체 무엇이더냐

 

 

 

내 마음은 조용히 시작되는 천둥소리 같았다

 

나는 불안하게 라디오를 이리저리 돌렸고 부재 속 너의 얼굴은 내 안에서 커져갔다

 

네 목소리들은 길 잃은 벙어리들 처럼 내 가슴을 허무하게 메만졌다 이만치

 

 

 

나는 애달픈 가슴을 움켜 쥐고선 다시 소나기를 기다리고 기렸다

 

돌벼락 사이의 형체 없는 종잇 뭉치들을 더욱 쑤셔 넣었다

 

한 밤 중의 외로움을 느끼기에는 너무 어렸던 우리들

 

 

 

해는 떠오르고 나는 가라앉고 너는 다시금 떠오르고 나는 너를 붙잡으며

 

등장한 은 너를 다시 내리 누르고 나는 부질없는 해를 다시 끌어올리다

 

숨막힘에 잠에서 깨어났다 조금씩 나의 허파는 메말라갔다

 

 

 

나는 네 기억의 마지막을 찾지 못한다

 

그 짧막한 네 어린 생(生)은 그때의 나에겐 그만치 가벼웠다

 

가볍게 기화되어 사라진듯 거북했다

 

 

 

내가 추억을 그만두어도 너는 내 필름들의 끝과 앞을 노닌다

 

너의 그 작은 그늘들은 옹기종기모여 가끔 산을 이룬다 

 

너는 언제고 내 마음 속 유년의 별박이들 사이에서 뛰어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