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가 몰려왔다. 무엇을 하지 생각을 했다. 퇴근하던 순간에는 느끼지 못했었다. 근육에 닿는 바람의 기온때문인듯도 했다. 방송 진행자가 말하기를 사람의 뇌는 추위를 고통으로 풀이한다고 했다. 어쨌거나 피곤을 핑계삼아서... 나에게는 남몰래 품은 소원이 있다. 그것을 해버리면 피로 따위 이길 수 있다. 그게 오랜 믿음이었다. 언제부터 그리 믿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바닥에 쓰러지듯 지하로 들어가 앉으면 비타민 C가 풍부한 레몬을 물에 띄워 준다. 안주는 매우 비싸다. 하지만 거의 일대일로 노래를 불러주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무대 양 옆에서 연기도 뿜어져나온다. 내 앞에서 노래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 장면을 때로 상상한다. 모니터를 통해 한참 보았던 약도도 기억하고 있다. 언젠가 가야지.
피곤하면 잠을 자야 한다. 잘 곳, 머리 둘 곳에 가야 하는데. 할머니는 노래를 가르쳐주셨다. 참새가 부르는 노래다.

수수보리 할머니 좋은 할머니
오늘 하룻밤만 재워 주세요
싫어요 싫어요 나는 싫어요
당신 눈이 무서워서 나는 싫어요

이들은 어째서 이런 대화를 주고받게 되었을까, 집으로 가지 않고.
엄마가 차려 주시는 밥을 먹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나는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