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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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시절, 우리는 필수적으로 야간자율학습. 즉 ‘야자’를 해야만 하였다. 나는 고2, 1학기 초에 이 학교로 전학을 왔다. 같은 야자 반에 편성되어 공부를 하던 창호와 원종이는 이 지역 중학교를 나온 후 이 고등학교로 진학을 해, 1학년부터 다니고 있었다. 창호는 노래를 잘 부르던 아이고 종창이는 기타를 치던 아이다. 둘 모두 공부를 못 하는 축의 학생은 아니었다. 우리 셋 모두 담배를 태운다. 원종이는 1학기 소지품 검사가 있던 날 가방에 있던 담배를 걸려 모두 그가 담배를 피운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와 창호가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오직 소수의 몇몇 학생들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한 설문기관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중 대다수의 사람이 친구의 권유로, 혹은 주변 지인들이 모두 피우게 때문에, 가 가장 많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친구들의 권유와 호기심 때문에 흡연을 시작하였다. 흡연을 시작한지 1년하고도 5개월이 지났지만 나는 담배에 ‘중독’ 된 것 같지 않았다. 나는 친구를 만날 때에만 담배를 피웠고 심지어 언젠가는 담배 한 갑을 2개월 피우기도 하였다. 오랫동안 피우지 않았을 때 심리적 불안감 따위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친구들이 모여 함께 담배를 피울 때 느끼는 소속감. 나는 그 소속감에 중독이 된 듯하였다.
때는 10월 첫째 주 목요일이었다. 1교시 야자 쉬는 시간, 7시 40분. 우리는 학교 교문 밖으로 나선다. 쉬는 시간은 20여분, 담배 한 대 피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후문 쪽 내리막길을 따라서 내려가면 나오는 두 번째 골목길에 우리는 들어간다. 한 빌라 앞에 두 대의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다. 우리는 가장 안 쪽의 승용차 옆 편에 멈춰 선다. 빌라 1층엔 불이 켜져 있다.
빌라 1층 창문과 승용차 사이에 우리는 멈춰 선다. 원종이가 담배를 꺼내고 창호가 라이터를 꺼내든다. 원종이는 말없이 우리에게 담배를 건네 준 뒤, 자신의 담배에 불을 붙이고 우리의 담배에도 불을 붙혀 준다. 나는 담배에 입에 물고 빨대로 우유를 마시 듯 담배연기를 빨아들인다. 처음 담배를 피웠을 때 느꼈던 알 수 없는 두통이나 목의 따가움은 없다. 나는 자연스럽게 담배를 태운다. 야자 1교시 쉬는 시간, 골목길. 우린 불이 켜진 창문 아래서 담배를 태우고 있다.
창호와 원종이는 불이 켜진 창문을 의식하지 않는다. 나는 겉으로는 그 창문을 의식하지 않는 척하고 있지만 실은 창문을 향해 경계를 풀고 있지 않았다. 담배를 반쯤 피웠을 무렵, 나는 고개를 숙여 바닥에 침을 퉤 뱉는다. 고개를 숙이면 목에 걸려있던 나의 학생증에 담배연기에 더러워진 침이 툭하고 뭍는다. 반 밖에 태우지 않은 장초를 나는 발로 밟아 문대어 끊다. 나는 친구한테 빌려 입고 있던 체육복 상의로 대충 학생증을 닦은 뒤 두 친구와 함께 다시 교실로 향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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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때 문예부 활동 했을 때 써 본 글인데 컴터 정리하다가 생각나서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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