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중턱 어귀에 서 있다.

발 내딛어 안으로 디밀면

또 얼마간 감감한 터널을 지나야 할 지 모르기에

그냥 잠시 가만히 서 있다.


돌아 본다.

마음이 아리다.

눈에 조금씩 차는 과거라는 먼지들을

이따금씩 털어내며 꾸역꾸역 여기까지 와 섰다.

털려 나간 것들이 기약 없이 하늘로 흩어진다.

애써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을 것들에 대한 미련은

나이를 한 계단 씩 더 밟아 올라갈 수록 커진다.


밤 공기가 차다.

인생의 계절은 봄에서 시작해 여름을 지나 겨울로 귀결하는 모양이다.

겨울 지나 봄이 온다면 이제 좀 따뜻해 지련만

하다 못해 걷던 길 마저 살얼음 판이다.


오늘도 오를수록 추운 이 산을

왜라는 의문 하나 던지며 갈 수 밖에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