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의 벽지는 항상 당초무늬


어떤 풀들은 벽에서 시들어간다 절대로 시들었다 선언하지 못하는 날들이 정육면체에 담겨 넘어간다

풀들은 오늘이 지나면 어제만큼 시든다


잎사귀는 끊임없이 공백을 핥는다 풀들이 원하는 것은 기계적이며 규칙적인 곡선들

필연적으로 우연을 흉내내는 줄기들은 뒤틀려있다


납작해진 모기의 식욕과 주변을 칠한 내 피의 괄호가

잘못 찍어놓은 구두점처럼 불안하다


영원히 열리지 않을 열매들과 언젠가 돋았을 뿌리들이 벽 뒤에서 흔들린다

영원히 시든다는 말은 전혀 시들지 않는다는 말인지도 모르고 나는 풀을 동정했다


풀의 성장과 풀의 사랑과 풀의 번식보다는 풀의 느낌이 중요했다

빼곡하게 느낌을 밀어넣었다 느낌이 시들 때까지 그랬다


방 안, 풀의 나머지가 시들어가고있다

방은 영원히 자라날거라 생각했는데


풀들 사이 작은 꽃이 홀로 지워지고  있다

어릴 때 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