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다니다가 군대 갔다 오고 휴학하고 진로 고민 중인 청년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 속으로만 생각하고 밖으로 꺼내질 못해서 끊임없이 생각만 하는 성격으로 자랐는데

휴학하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니 이게 제 인생에 문제가 된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항상 이해가 안 가는 모든 것에 왜? 를 미친 듯이 꼬리를 물고 질문하는 성격입니다.

막상 뭐든 하면 잘 하는데 생각을 멈추질 못해서 하던 것도 멈춰지거나 시작도 못하고 머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감정이나 감각도 예민하고 집중력도 약해서 서두르고 정신없는 일도 잘 못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습니다.


사람들은 담배를 왜 피는가? 같은 간단한 의문부터 시작해서 인간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평생 경쟁 속에서 살아가다 죽는 자와 짧지만 원하는 대로 살다가 죽는 자 둘 중 무엇이 더 낫다고 정할 수가 있는가.?.. 왜 우리나라 수능은 현실에서 쓸 일도 없는 고난도 문제로 순위를 판가름하는 방식인가.. 돈을 추구할수록 인간성이 없어지는 사회에 대한 고찰이나... 마케팅 분야는 결국 인간 심리의 허점을 이용해 필요 없는 상품을 사게 만드는 분야가 아닌가? 왜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가?... 등등 저도 다 기억 못 할 정도로 잡생각이 엄청 많습니다. 보통 더 효율적인 방법, 더 올바른 선택,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선택, 문제의 원인 고찰 같은 주제를 좋아 하는 것 같습니다. 


별의별 진로를 찾다가 그냥 취업 잘되는 공대를 갈까 하니

공대 뿐만이 아니라 돈 벌어 먹는 어느 분야던 간에 "누구나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다" 라고 간단히 치부할 수준이 아닌 정말 말도 안되는 노력을 부어야 할 수 있는 게 취업이고 그렇게 취업을 해도 직장의 경쟁 속 에서 평생을 자신의 삶 없이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흥미도 없는 분야에 어떻게 그렇게 노력을 부을 수 있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 취업에 성공한다고 해서 제가 삶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흥미 있는 분야에서 직장을 가지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아무 것에도 깊은 흥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보통 제가 흥미 있어하는 것들은 돈이 안됩니다.

그저 자본주의가 싫고 경쟁 사회에 지치지만 결국 자본주의가 최대 다수의 행복을 이뤄냈으니 더 나은 방법은 없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진로를 고민하다

생각 없이 기계처럼 사는 것 보다는 돈은 조금 벌더라도 생각을 하면서 살아있는 자유로운 인생을 사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대학에서 가장 재밌게 듣고 인상 깊었던 교양도 경제 윤리학과 인권 관련 교양 이였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유를 다양한 입장에서 알게 되니 좋더라구요

그래서 철학과에 갈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는데


그냥 염병하지 말고 심리 상담소를 가야 하나요? 저는 철학과 잘 맞는 사람 인 게 아니라 그냥 실행력 없고 끈기 없고 세상물정 모르는 병신일까요?

그냥 닥치고 쿠팡이나 뛰어 라고 말하면 저는 또 왜? 를 질문할 것이고..

이게 단순히 힘든 것을 피하려는 심리라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히는 더 나은 일, 더 효율적인 일, 더 흥미가 있는 일이 있을 수도 있는데 왜? 를 질문하는 겁니다.. 


지금은 후회하지만 어렸을 때 세상을 잘 모르니 공부 하는게 싫고 왜 하는지 이해가 안 갔어서 공부도 안했습니다.

책도 안 읽었고 게임만 주구장창 했습니다. 그나마 외국 유튜버 보는걸 좋아했어서 영어만 잘했습니다.

그래서 역사도 잘 모르고 어려운 글도 잘 이해 못합니다.

철학과 가도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