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뒤로 3년이 흘렀다. 그사이 좀비들은 더 멍청해 졌고 밤에도 울부짖지 않게되었다. 살아있던 최후의 인간이 죽어 버리자 목표를 잃어버린것이라고해두자. 그때문인지 가끔씩 높은 빌딩위로 올라가 뛰어내리는 좀비가 생겼다. 좀비도 자살을 한다고 하면 퍽 웃긴 일이겠지만,어찌 되었든 세상에서 좀비는 서서히 줄어들고있었다.

  

 

 

 

 

 

나폴레옹은 낡은 양복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물었다. 불은 붙이지 않는다 필터만 우물거린다. 금연 중이기 떄문이었다. 좀비가 금연이라니 웃긴말이야하고 나폴레옹은 하나뿐인 눈으로 공허히 하늘을 쳐다 보았다. 어느새 성견이 되어버린 이름 없는 개가 나폴레옹의 옆에 앉아 헥헥 거리며 나폴레옹 곁에앉았다.

  

 

 

 

 

 

 

 

 

배고프면 저 쪽에 피떡 하나 있다. 그거 주워 먹어.

  

 

 

 

 

 

나폴레옹은 손가락으로 그리 멀지 않은 장소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완전히 으스러진 좀비가 뻐끔 거리며 최후의 순간을 즐기고있었다. 달달달 거리며 턱뼈를 경련시키는 좀비를 보자 개는 끼잉 하면서 엎드려 자신의 두눈을 가렸다.

  

 

 

 

 

 

 

3년이나 지났는데, 달라지는 건 하나 없군. 담배에 불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뿐인 것같아. 그렇지? 개야?

 

 

 

 

 

 

 

 

 

개는 침묵했다. 나폴레옹은 피식 웃고는 , 발전기를 돌리기 위해 옛날 인간이 살았던 집으로 들어갔다. 집안은 여자가 살았던 때보다 깨끗해져있다. 나폴레옹이 땀을 흘린 결과였다.

 

핏자국이나 쇠창살 같은건 이제 없다. 습격을 대비하여 자신을 지키기 위한 도구도 이젠 없다.나폴레옹은 그러한 것들을 모조리 뜯어내고 찾아내어버려 버렸고, 이제는 그저 집만이 겨우 집이 집으로 남게되었다.

 

 

 

 

 

 

나폴레옹은 발전기 앞에 쭈그려앉아 핸들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자가 사용했던 발전기로, 여자는 세탁기를 돌릴때 사용했지만 나폴레옹은 냉장고를가동시키기 위해 핸들을 돌렸다. 지치지 않을 만큼 꾸준히,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나폴레옹은 수시로 이 발전기를 돌렸다.

  

 

 

 

 

 

 

한 시간쯤 발전기를 돌리다가 나폴레옹은 냉장고의 냉장칸을 열었다. 벌컥 하는소리와 함께 냉장고 안쪽 램프가 켜졌다. 그리고 냉장고 안에

잠들어 있는 나체의 여자를 보았다.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두 눈을 감고 마치 잠든 것 같은 표정으로 냉장칸에 들어가 있었다. 배와 어깨에 난 상처는 나폴레옹이 낚싯줄로 꿰매어자세히 들여다봐야 상처가 있음을 확인 할수 있다.

  

 

 

 

 

 

나폴레옹은 잠시 동안만 여자의 모습을 확인하고 다시 문을 닫았다.

 

냉기가 빠져나가면안돼.

 

하고 작게 중얼거리며 나폴레옹은 핸들을 계속해서돌렸다.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다. 좀비에게 물렸고, 좀비인 자신과 입을 맞췄으며 좀비와 함께 긴 시간을 보냈으니까.

그녀의 몸에 좀비가 되는 근원이 한알이라도 들어가있다면, 그녀는 언젠간 반드시 자신과 같은 좀비가 되어 함께 할수있을것이다.

  

 

 

 

 

 

 

 

언젠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며, 나폴레옹은 그때까지 그녀의 시신이 썩지않기위해 오늘도 발전기의 핸들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