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사연이 있었는지도 몰라


우리중대는 보통 탄약고 고가초소 경계를 주로 섰었는데


그 땐 철원 한겨울 함박눈 내리고 난 뒤에 눈이 어느정도 쌓인 한밤중 야간경계 근무였음


한 밤에 눈덮힌 그 적막함과 고요함은 다 알거임 진짜 ㅈㄴㅈㄴㅈㄴ조용함


진짜 초집중하면 어언 200미터정도 떨어진 위병소 근무병들 말하는것도 그 소리가 작게나마 들릴정도임 (물론 뭔말인지는 모르지ㅋ)


근데 원래 탄약고쪽에 큰 점등같은게 있어서 주변이 어느정도 시야가 확보됐었는데 그날은 등들이 모두 나가버려서 진짜 칠흑의 밤이었음


아무것도 안보임 + 존나조용함으로 순찰자한테 안뚫릴려면 진짜 only 청각으로 ㅈㄴ 초집중했어야했음



여기서 대략 약도를 보여주자면 아래사진과 같음


보통 순찰자나 근무교대자는 FM으로 하면 2번루트로 한번 싹 훑고 오고, 가끔 가라칠때 1번루트로 다이렉트로 온다


(전차부대라서 차량대랑 정비고가 존나길고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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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고가초소가 우리가 근무서는 곳이고


아까 말한 것처럼 아무것도 안보여서 소리에 초집중 중인데 저 멀리서 저벅저벅 발소리가 들리는거임


우리가 봤을때는 시간대가 교대시간은 아니니까 순찰자로 판단이 됐었음


그리고 소리가 나는 루트가 2번루트로 해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음


거의 발소리가 가까워지는거 같아서 수하하려고 그쪽 대충 쬐고있었는데 갑자기 발소리가 멈추더라 2중대 차량대 거의 다 지나온 그쯤이었음


그래서 '아 시발 뭐지;' 하고 얼타다가 조용하게 '정지 정지 정지' 하면서 수하를 시작했음 괜히 안했다가 개털릴까봐ㅋㅋㅋㅋ




아무런 대답이 없더라고...


다시 수하를 시작했음 '정지 정지 정지 움직이면 쏜다'


암구호 문어를 얘기해도 아무대답이 없음


진짜 존나 안보여서 일단 부사수한테 수하등 키라고함(이걸 정확히 무슨 등이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남)


정말 깨끗하게 눈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난 그래서 그 때 당시 순찰자가 존나 또라이새끼라 우리 제대로 엿먹이려고 하네 이생각하고 있었음


시발 잘못걸렸네... 이럼서



근데 수하등 끄고 난다음에 몇초 흘렀나 갑자기 초소 지붕에서


"쾅- 쾅- 쾅- 쾅- 쾅-"


누군가 존나 심하게 발을 구르는 거 같은 날뛰는 듯한 소리가 나는거임


순간 존나놀라서 "악 뭐야 씨발!!-" 하면서 둘다 안으로 뛰어들어옴


애초에 사람이 올라갈만한 곳이 아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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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가 대충 이렇게 생겼고 지붕보면 알다시피 눈도 온 상태에서 저기서 누군가 올라갔다?


자체가 존나게 말이안됨


여튼 존나 쾅쾅거려서 부사수랑 존나 쫄아가지고 안으로 들어와서 문이랑 다 닫음


쾅쾅소리가 정확히 얼마나 지속됐는지는 모르는데 대략 5분정도 난거같다 체감상


씨발 존나무서워서 벌벌떨고 밖에 나가지도 못함


후번초 교대타임때 먼용기로 밖으로 나와서 수하를 했는지ㅅㅂ 어케 시도했는지도 몰겄다


후번초가 우리 보더니 너네 왤케 심각하냐고 해서 있던일 얘기해주고 교대했다




다음날에 너네는 아무일도 없었냐고 물어봤는데


둘다 바깥에 나와서 경계서고 있었는데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창문 똑똑 두드리는 소리 한번 났다고 하더라


부사수가 들었다고 함 당연히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후에는 크게 별다른 일은 없었는데 지금생각해도 그때 일은 기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