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강의] 24. 제 6 장 - 3
執其兩端, 用其中於民
집기양단, 용기중어민
집執은 '잡다, 처리하다'의 뜻인데, 여기서는 '살펴보다'로 해석해도 무난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기其는 동사의 다음에 나왔으므로 지난 번에 살펴 본 '관계사'의 용법보다는 영어의 정관사 the에 해당하는 뜻으로 쓰입니다. 양단兩端의 '양'은 '둘'이고, '단'은 '끝'이란 뜻입니다.
21세기를 어떤 사람들은 '극단의 시대'라고 부릅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세계의 사람들은 어떤 일치된 의견을 찾아 구하기 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개진하고 그걸 관철시키려는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 세계대전과 같은 대규모 전쟁은 많이 사라졌지만, 테러와 같은 국지적이고 극단적인 사건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예전에는 여러가지 의견이나 사상 중에 특별히 어떤 사상이 '극단적'인 경향을 보였던 데 반해, 요새는 거의 모든 의견들이 극단적인 경향을 띱니다.
그런 극한의 대립이 종합되면 결국 '좌우대립'으로 나타나는 데, 우리나라의 정치상황도 현재는 좌우의 대립으로 대치 중인 듯 합니다. 그리고 그 그단의 사람들은 결코 상대편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주장만 있을 뿐이니, 종합은 없고, 오로지 승패만이 존재하게 됩니다. 그래서 정권이 좌파와 우파를 오갈 때마다 대한민국의 정책은 정반대로 출렁거립니다.
'집기양단'은 그 좌우의 양 극단을 모둔 살폈다는 말입니다. 순임금은 좌와 우가 대립할 때, 결코 그 중의 하나의 편을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한 쪽을 편들면 필연적으로 다른 쪽을 버려야 하기 때문에, 그런 선택의 정치를 하지 않은 듯 합니다.
용기중어민用其中於民의 '용'은 '쓰다, 사용하다', 어於는 '~에게'라는 어조사입니다. 그러므로 순임금은 좌우의 의견을 모두 잘 살펴보고, 그것의 중간, 즉, 기중其中을 사람들에게 사용했다는 뜻입니다.
언뜻 이 말 듣고, 저 말 들어서, 기계적으로 그 중간을 선택했다는 말 같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여기에 숨어있습니다. A와 B가 의견적으로 대립할 때, A나 B의 의견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쪽은 크게 불만족하겠지만, 대신 확실한 자기 편을 얻게 됩니다. 그러면 비록 자기의 세력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지위는 위태롭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북한의 정치를 보면 딱 그런 생각이 듭니다.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내려오도록 대대로 자기 편만 꽉 쥐고 가는 정치를 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거나 다 죽여 버렸습니다. 그러니 정권은 유지될 수 있었지만, 국력은 크게 쇠퇴한 것입니다.
양 극단의 중간을 선택해서 사람들에게 적용했다는 말은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결론을 내었다는 말이 아니라, 실은 모든 사람들이 '어느정도 불만족'한 결론을 내렸다는 말입니다. 이는 자칫 모든 사람들을 적으로 돌려서 본인의 정치적 입지가 매우 불안정해진다는 뜻이므로 고금의 어떤 정치인도 이런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순임금은 그 모든 것을 감수하더라도 절대 나라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노심초사했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입지를 희생하면서도 사람들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므로 부강한 나라를 이루어 내고 국력을 떨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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