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탑 위에서
모든 걸 가진 듯, 천천히 탑에 오른다.
높은 곳에 서니 세상이 너무 작아 보였다.
빛은 멀어지고, 그림자가 길어질수록
누군가 그 안에서 무언가를 두려워하며 떨었다.
"그는 모든 걸 가졌었지."
웃음 가득했던 그 얼굴,
아마도 호수 속에서 무거운 비밀을 숨기고 있었을까.
어느새 그는 발밑에 가득 찬 물을 알지 못했다.
실직이란 바람이 탑을 흔들었고,
아무도 그를 받쳐주지 못한 그 순간,
책임은 거대한 바위처럼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혼자 남아 무너진 집을 지키려는 몸짓이었지만,
그 누구도 그를 보지 않았다.
빛은 더 이상 그에게 닿지 않았고,
그는 마지막으로 숨을 내뱉으며 속삭였다.
"어둠 속에선 누구도 날 보지 못할 테지."
그리하여 그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탑 아래로, 어둠의 깊은 호수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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