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박상수 보고 나도 저런거 써봐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조깥다.
더 예쁘거나 더 야하거냐 해야 하는데 어렵다.
여자는 누름꽃을 만들 모양인지 손을 휘 저으며 주억거리고
발밑으론 애꿎은 꽃들만 쉬이 뭉개진다.
부드러운 가슴을 깨물었다.
우리에게는 사랑하는 일만이 남아있을 것이다.
마을의 암반 틈새를 흐르는 물은 더이상 소리를 내지 않는다.
달은 묵화를 만들어내고 , 나는 이제 색 따위에 신경쓰는 일 없이
여자의 사과 냄새에만 집중한다.
여름풀이 자라난 한가운데
네 개의 팔과, 네 개의 다리와, 두 개의 혀와.
신음소리의 반은 나에게서 새어나오고 있다.
여자의 온 몸에서는 사과 냄새가 나고,
도처의 물은 슬하로 달무리를 품고, 꽃등이 그 위로 둥실 떠다녀,
별이비친 바다, 강바닥의 사금.
화분(花紛)이 묻은 우리의 온 몸이 반짝이고.
밤은 우리의 낯익은 그리움을 생각하면서,
하염없이 흘러나오는 소란을 용서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사랑하는 일만이 남아있을 것이다.
여름풀이 자라난 한가운데, 아귀진 곳
수꽃이 분을 날렸고,
목책에 걸친 옷가지, 네 손톱 끝 분분한 노랑.
강물 소리, 귀뚜라미 개구리 대 합창. 귀로에는 빛이 피어난다.
여자는 무슨 소리를 낼는지, 파아파아
입모양을 뻐끔거리다가 대뜸 환하게 웃는다.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눈을 돌려 먼 곳을 본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선로 위를 전철이 천천히 미끄러지듯 흘러간다.
여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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