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박병장, 최중사(진) 외 후임병들
흔한 군 내무실의 광경. Tv가 틀어져 있다. 다들 샤워를 마친 저녁시간이라 관물함 앞에는 수건들이 걸려있으며 일이병들이 조용하고 신속하게 바닥 청소를 하고 있다. 선임병들은 tv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그들의 표정은 ufo를 목격한 사람의 그것과 같았다.
그 와중에 퍼질러 누워있는 한 남성이 눈에 띈다. 태양처럼 빛나는 황금색 깔깔이를 입고 코를 후비는 그 자태는 사뭇 다른 병사들과는 달라보였다. 그도 테레비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청소하는 병사들도 열심히 티비를 향해 힐끔힐끔 곁눈질을 하고 있었다.
박병장:(코를 후비며) 현아 쟤 분명 저놈이랑 했을거야. 시발.. 야 맞아 아니야?
김상병: (익살을 떨며)당연한거 아입니까! 저렇게 둘이 붙어서 맨날 춤 추면 눈맞고 배맞고 하지 말입니다.
박병장: (박장대소한다)푸하핫 그럼 트러블메이커가 아니라 베이비 메이커네!
이상병: 아하하 박병장님 드립력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시지 말입니다!
박병장: 니들때문에 내가 군생활 하지 누구때문에 군생활하겠냐?(한숨을 푹 쉰다) 에휴. 간부새끼들은 날이 갈수록 닥달해대고. 지들이 모르는걸 왜 나한테 그지랄이냐고. 왕고인게 죄지 죄야. (흥분한다) 그 중위새키 그거 짬도 나한테 안돼요. (고개를 휙 돌린다) 저 막내 저것들 답도 안나오고. 어라? 너 막내 이자식 너 청소하다 말고 티비봤지? 앙?
송이병: (기계적으로 다리를 모으고 주먹을 쥔 손을 몸에 붙이며 턱은 당기되 시선은 하늘로 향한다. 훌륭하게도 발의 내각은 45도에 일치한다)이병!! 송!! 장!! 아닙니다!
김상병: (눈을 부라리며) 뭐 아니긴 아니야 새꺄. 여기가 그럼 안이지 밖이냐. 나도 너 눈알 돌아가는거 봤는데. 현아가 그렇게 좋아? 앙?
송이병: (얼굴이 붉어진다) 이병!!! 송!!!!자앙!!! 시정하겠습니다!!!!
김상병: (목소리를 낮추며) 어휴 시끄러 임마! 간부들 다 듣겠다. 나 엿먹이냐? 그리고 시정하면 군생활 끝나?
박병장: (김상병의 말을 끊으며 손을 훠이 내젓는다) 야 야 적당히해라. 애 잡겠다. 송장이한테 너무 그러지마. 내 손녀잖냐. 아휴 이쁜것 일루와 내새끼. (두 팔을 벌린다)
송이병: 이병!!!!송!!!!자앙!! (박 병장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잠시 머뭇거린다)
박병장: (송이병을 끌어당긴다) 일루와 임마 너두 좀 누워 누워. (김병장을 가리키며) 저렇게 너 못살게 구는 새끼 있으면 다 말해라. 내가 다 조져줄께. 송장이는 엉아만 믿어. 근데 나 말년이라 썩은동앗줄이다? 잘생각해야돼 낄낄.
송이병:아..아닙니다!!
박병장: 아니긴 너 속으로 나 병신이라고 생각하는거 다 알아 임마. 나도 그랬어.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난다) 야! 쪼코파이 먹어라. 배고프지? (반대편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야, 야, 여기 몽쉘도 있다 임마. 다먹어.
송이병:(얼굴이 밝아지며)가..감사합니다! (쪼코파이와 몽쉘을 건빵주머니에 넣으려다 머뭇거린다. 뭔가를 깨달은듯 표정이 어두워지며 계급이 높은 순으로 먼저 드시겠냐고 물어본다)
박병장: (귀찮은 표정으로) 야,야,야 막둥이꺼 뺏어먹는놈 보이면 죽어! 콱! 니 먹어 임마.
이상병:(아쉬워하며)잘모씀다?
박병장: 니가 들은게 맞어.
송이병: 잘먹겠습니다!!
박병장은 송이병을 다시 끌어당긴다.
박병장: 좀 누워 누워 임마. 송장아. 근데 너 누나 있다고 하지 않았냐?
송이병: 혀...형밖에 없습니다!!
박병장: (의아한 표정으로) 어어? 분명히 어디서 들었는데? 그..내가 분대장 업무 보면서 너 신상명세서에 그런 내용을 본것같은데? 이상하네..
송이병: 아마 2소대 송해 일병인것 같습니다.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박병장: 그래? 쩝..(반바지 속에 손을 넣어 망측스럽게 사타구니를 벅벅 긁는다) 근데 송장아. 너 주변에 괜찮은 여자 없어? 엉?
송이병: 그게..다들 남자친구가 있..있습니다! (어느새 땀이 줄줄 흘러 양 겨드랑이가 태평양과 대서양이 되어있다)
박병장: 어라? 너 저번에 면회온 그 지혜인가 뭐시기 남친 없다매? 근데 무슨사이냐?
송이병: 어..어제 남친이 생겼답니다!!
박병장: 이새끼..(잠시 코를 후빈다).......(침묵이 흐르고 송이병의 침삼키는 소리가 들린다)...(송이병의 어깨에 박병장이 손을 올린다)힘내라. 야 너 근데 같은과에 여자 많지 않아? 어디 참한애 없어?
송이병:여자가 별로 없습니다!!
박병장:엉? 그래? 무슨과였지? 공대냐?
송이병: 간호조무학과입니다.
김상병: (버럭 화를 내며 옆에서 끼어든다)이 쉐키가??
순간 내무실에 함성소리가 울려퍼진다.
일동:우와!!!!
박병장: (고개를 들며)뭐냐?
이상병: (상기된 얼굴로) 걸스데이지 말입니다!!
김상병: (흥분하며) 오오오!!
송이병은 이 틈을 타 몽쉘을 입에 쑤셔넣는다.
내무실에는 노랫소리만 울려퍼진다. 모두가 입을 벌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박병장: 야 그래도 현아에 비하면 애기들이구만.
김상병: (시선을 티비에서 떼지 못한다)아 그건 박병장님이 다 몰라서 하는 소리지 말입니다. 제가 제일 최근에 나갔다 왔지 않습니까. 지금 사회에서는 걸스데이가 최고 인기임다. 최신 유행을 모르시지 말입니다.
박병장: 어라? 이새끼 말하는것 보소. 헛. 헛. 다컸네. 내가 이빨빠진 호랑이라두 말야 임마. 너 하나는 조지고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쟤네 쪽수가 많아서 그렇지 한명씩 따져봐라. 현아처럼 색기가 넘치나.
김상병: 박뱅장님은 군생활 너무 열심히 하시지말입니다. 에휴. 쯧쯧. 그리고 현아는 말입니다 그 같이 춤 추는 남자애랑 ₩&@@&&!!!?!!&것 같지 말입니다.
박병장: 야!!! 말조심해!! 현아가 그럴리가 없어! (침상을 주먹으로 콱 친다) 어휴! 쟤 미필이냐? 저런놈이 내 후임으로 들어와야 되는데. 맞아 아니야?
송이병: (몽쉘을 급하게 삼키느라 목이 메인다)켁..켁.. 맞습니다!! 혼좀 나봐야 합니다!!
박병장: 그치? 그자식은 말야 내 후임으로 들어와서 함 개고생 해봐야돼. 어휴!! 내가 여기 갇혀서 뭐하나!! 사회였으면 벌써 현아 꼬시고도 남았을텐데!! 으아아!! (다시 코를 후빈다) 막내야 내 말년 휴가 몇일 남았지?
(한 납작한 전투모를 쓴 병사가 뛰어들어온다)
점호!! 점호입니다!! 점호입니다!!
일동: 아휴 18
내무실은 탄식과 원망의 소리로 가득하다. 누군가가 티비를 끈다. 다들 자기 자리로 돌아가느라 분주하다.
(암전)
(서서히 밝아진다)
내무실에 모든 병사가 가지런히 정렬하여 앉아있다.
다들 뻣뻣하게 각을 잡고 있다. 그 와중에 박 병장은 황금색 깔깔이를 걸친 채 성의없이 앉아있다. 그러더니 맞은편 후임병에게 우스꽝 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장난을 건다. 그 후임병은 웃음을 참기 위해 허벅지를 쥐어뜯는다.
최중사(진): 야 점호보고 오늘은 안하냐? 아 왕고 나와 왕고.
박병장: 잘모씀다?
최중사(진): 아 빨리 나오라고. 보고해. 박병장 너임마.
박병장:병증븍ㅈ...(김 상병에게 눈을 흘긴다) 총원 이십 현재원 십오 결월 오 결원내용 휴가 일 근무 이 수도통합병원 일 이상 일석점호 준비 끝. 필쑹!
최중사진: ㅁ뭐뭐뭐? 누가 몇명? 아 됐고. 탈영한놈 없지? 음. 아픈놈 있냐? 없고? 아휴 내무실 냄새가 이게 뭐냐 좀 씻어라 이새키들아. 아휴 이런씹&@₩!?&들아. 아 됐고. 이제 곧 훈련기간이다 맞냐? 국방부에서 직접 검열단 온다니까. 니들 똑바로 해야돼. 못하면 니들 죽는거야. 선임들 작년에 해봤으니까 일이병애들 교육 잘 시켜놓고. 어리버리 까면 끝이야. 휴가 다 잘릴줄알어. 너네 전시태세 세가지 종류 다 숙지하고 있냐? 야 이상병 말해봐.
이상병: 상병, 이동국. 어..그 라운드 뭐였더라..그 칵드.. 어버버버버
박병장이 싸늘한 시선으로 쳐다본다.
최중사진: 어쭈? 아주 빠졌구만? 너네 내일 점호시간까지 쪽지시험 준비해라. 한명이라도 통과 못하면 전 소대원 달밤에 연병장 돌줄알어. 아휴.. 칵드 피스톨이야 임마. 뭐가 몇단계인진 아냐?
이상병: 시정하겠습니다. 내일까지 확실히 숙지하깄습니다.
최중사진: 아휴 아휴 너넨 진짜 할말이 없다 아휴.. 칵드피스톨 상황 발령이 뭔지 알아? 야 박병장. 너 유학갔다왔댔지?
박병장: (엉덩이를 긁으며) 예씀다.
최중사진: 영어 잘하겠네? 칵드 피스톨. 칵이 영어로 뭔뜻이냐?
박병장: 어...그게.. 남자의 성기입니다.
풉..
일동 터진다.
일이병들 웃음을 참느라 괴로워한다. 자신과의 사투를 벌인다.
최중사진마저 어이가 없는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최중사진: 어휴 어휴!!! 미친놈 저것도 병장이라고!! 야 너 그냥 빨리 제대 해라. 진짜 너때문에 돌겠다. 어휴..빨리 제대해!!
박병장:(머리를 긁적인다)잘모씀다?
최중사진: 새끼야 널 보니 갑갑하다.. 그리고 넌 왠만하면 입 열지 마라 그냥. 에휴. 야 점호 끝!(퇴장한다)
막내들이 점호 끝이라며 복창한다.
내무실 안에 참았던 웃음이 터진다.
김상병:낄낄낄. 박병장님 빨리 제대나 하십쇼. 깔깔깔
박병장: 닥치고 담배나 피러가자.
이상병: 막내들아 담배점호다~!
내무실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박병장은 관물함에서 아끼는 말보로 맨솔 한갑을 꺼낸다.
(암전)
제 작품 '이탈리안 잡'과 처녀작 첫사랑'1979'를 사랑해주세요. 게시판 뒷페이지에 있답니다
* tv인지 티비인지 텔레비인지 통일을. * 잘모씀다?->왜 그런 말을 하는지 전후 문맥을 봐도 잘 모름. * 최중사(진)? * 병증븍ㅈ? * 담배점호는 어떤 뜻?
Tv티비테레비 시적허용이구요. 군 계급 사회의 모순을 표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넣은 장치입니다^^ 나머지는 군필자라면 이해할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효
시적 허용? 시도 아니고 희곡 중 지문인데? 군필자인데도 모르겠다면?
브레히트에게 영향을 받아 제가 새로 창조한 군서사극라는 장르인데요. 이 장르에선 가능하답니다..
군 서사극? 쇼를 해라. 브레히트? 이 ㅀ이 브레히트 희곡 다 읽어본 사람이라면?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걸 어쩌나 이러나저러나. 일단 누구나 리해할 수 있게는 써놨어야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