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면을 쓰려고 노력하는데


다른 소설은 상황을 쓰려고 노력한다.


여기서부터 뭔가 글의 분위기가 확 차이가 나는 듯.


내 장편소설 중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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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한 마리 울고 있다.


"야옹~야옹~"


가루로 가득 차 시야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을 듯한 폐건물.

그 속에 오로지 고양이 한 마리만이 꿈틀거린다.

애처롭게 눈도 뜨지 못한 채 울고 있는 고양이는 앞으로 발을 뻗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어떠한 기대도 할 수 없는 무너져내린 시멘트만이 있을 뿐이다.

바닥재도 없이 오로지 시멘트 조각들로만 가득한 1층 바닥.

그것은 이미 1층이라고 하기에도 무안할 정도로 한없이 맨땅에 가까웠다.


"야옹~야옹~"


앞으로 나아가려 애쓰는 고양이의 배에 잔뜩 시멘트의 하얀 가루가 묻는다.

숨 쉬는 데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코에 가루가 고여있으나 개의치 않는다. 

어미 고양이도 없고 형제조차 없는 외톨이 고양이는 그저 앞으로 앞으로 기어갔다.

깨진 시멘트 조각 중에서는 날이 서 있는 것도 많았으나 고양이는 그저 계속해서 발을 움직였다.

미처 폐건물을 다 빠져나오지도 못한 고양이에게 지상에 넓게 뿌려지고 있는 달빛이 닿는다.

그 달빛에 고양이의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갈색 고양이.

전체적으로 금색에 가까운 빛을 띠며 몸에는 중간중간 얼룩말처럼 진한 갈색 줄무늬가 새겨져 있다.

눈은 아직 완전히 뜨지도 못하여 실눈을 뜬 채 부들부들 떨었고, 꼬리털은 다 빠져버려 끝 부분의 봉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발끝에는 발톱이 드문드문 빠져 잔뜩 묻은 시멘트 가루 안쪽은 피로 물들어 있으며 목 뒤의 털은 가위로 잘라내지 않는 이상 원래대로 돌아가지 못할 만큼 엉켜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오직 귀만이 또렷하게 그 모습을 유지한 채 하늘로 뻗어있다.

고양이가 울었다


"야옹~야옹~"


마치 도움이라도 구하는 듯 애절하게 우는 고양이.

하지만 반응이 돌아오지 않는 그저 텅 빈 울음.

또다시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팔다리를 떨며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 고양이.

아픔은 이미 느껴지지 않는지 그 움직임에 주저함은 없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기나긴 사투를 통해 건물을 거의 다 빠져나갈 즈음 가벼운 신발 소리가 고양이의 귀에 닿았다.

사갈사갈 자갈을 밟는 소리.

그 소리는 빠르지 않게 서두름 없이 여유를 두고 조용하게, 천천히 울린다.

고양이가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나는 방향을 보자 그곳에는 한 소녀가 걸어오고 있었다.

가방도 매지 않은 채 하기 교복을 입고 사박사박 천천히 걸어오는 소녀.

그 얼굴은 달빛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곧장 고양이가 있는 곳으로 걸어오는 소녀.

고양이도 소녀를 향해 기어간다.

마침내 발과 신발이 한 곳에 닿은 고양이와 소녀.

고양이가 소녀를 올려다보자 소녀는 천천히 자기 발아래에 있는 그 고양이를 허리 숙여 한 손으로 들어 올렸다.

고양이는 크기가 작아 소녀의 손에 꼭 들어갔다.

지나가는 차에 바람이 분다.

그 바람에 소녀의 앞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려 언뜻 보이는 그녀의 입은 웃고 있었다.

소녀와 고양이 바로 옆에 위치한 도로에서는 차가 세차게 지나간다.

그 자리에 바람 소리만이 홀로 남는다.

다시 한 번 멀리에서 들려오는 트럭 소리.

트럭의 강렬한 헤드라이트에 고양이의 동공이 가느다랗게 수축했다.

소녀는 부동의 자세로 고양이를 들어 올리고 있다.

트럭의 육중한 소리는 점점 급박해 왔다.


점점 다가오는 커다란 소리에 겁을 먹은 고양이는 다시 한 번 큰 울음을 내었다.

소녀는 고양이를 집은 손을 들어 올렸다.

트럭은 소녀와 고양이 바로 근처까지 와있다.

소녀는 고양이를 도로에 던졌다.


"으악!"


이외공은 그대로 잠에서 발작하듯 일어났다.

머리는 땀으로 축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