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님의 의문은 왜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는 달에 사람을 보내지 않았는가로 요약되는 것 같네요. 결론부터 말하면 돈 때문입니다.

  미국은 50년대부터 소련과 체제경쟁, 군비경쟁에 돌입합니다. 소위 '스푸트니크쇼크'로 불리는 사건의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소련이 먼저 생명체를 실은 우주선과 인간을 태운 우주선까지 발사시키자 미국은 심각한 위기감을 느낍니다. 우주기술의 선점은 대륙간 핵무기 기술의 우위와 직결되므로 스푸트니크 쇼크는 미국인들에게 본토 침략의 위협으로 인식된 거죠.

  이에 닉슨 정부는 도처에 흩어져 있던 우주 관련 연구소들을 모아서 나사를 출범시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소련과의 우주 경쟁에 뛰어든 거죠. 58년 출범 당시 나사의 연간 예산은 1억달러였습니다. 원화가 쓰이기 시작한 1961년 한국정부의 연간 예산이 700억원을 조금 넘었어요. 결국 당시 나사의 예산은 웬만한 개도국 정부 예산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어마어마한 돈을 쓴 겁니다.

  그런데 이 예산은 우주개발 계획이 본격화한 60년대를 거치면서, 특히 유인왕복선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더욱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달탐사 계획은 2차대전 이후 유럽 각지에서 몰려든 최고의 과학자들과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쏟아부은 결과였던 거죠. 체제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거의 광신적 집념의 결정체였습니다.

  결국 성공했죠. 68년에 이르러서야 미국이 소련을 추월한 겁니다. 미국이 달에 사람을 보내는 걸 선점한 거죠. 그럼 소련은 어떻게 했을까요? 무지막지한 예산을 들여서 2등을 차지하기 위해 뒤따랐을까요? 그건 바보 같은 짓이죠. 결국 소련은 포기합니다. 목표를 수정해 금성 탐사나 우주정거장 건설 핵무기 대량 제조 등으로 돌아섭니다.

  제가 알기로 70년대까지 대기권 밖으로 유인 왕복선을 보낼 기술과 자금력을 가진 나라는 미소 양국뿐이었습니다. 80년대에 들어와서야 유럽 일부에서나 일본 등이 그런 기술을 갖추거나 그럴 만한 자금을 보유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어땠을까요. 자국의 그 어떤 정책보다도 규모가 큰 예산을 쏟아부으며 미국의 발자취를 따를까요.

  80년대쯤 되면 미국은 이미 달에 여러 차례 다녀온 다음이고, 각종 장비들을 갖다놔서 굳이 달에 사람이 가지 않아도 자료 수집과 연구 등이 가능해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돈을 들여 이미 미국이 수십년 전에 이룩한 업적을 흉내내고 싶었을까요. 월석 등 달에서 수집한 자료들은 이젠 그닥 값어치가 크게 나가지도 않을 만큼 흔해졌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미국이 가진 월석만 수십 킬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연구를 하고도한참이 남는 양이고 이제는 연구자료로서의 가치도 작다고 해요.

  그런데도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달에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먼지님이 그 이유를 제시해 보세요.

  달착륙이 구라였다면 당시 체제경쟁에 열을 올리던 소련이 가장 먼저 비난하고 나섰을 겁니다. 소련은 표현을 안 했을 뿐 그 사건을 계기로 사실상 패배를 인정한 거예요. 그리고 지금까지 소련의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저는 달착륙 음모설보다는 그것이 사실임을 더 신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