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은 중국의 외형적인 모습, 경제적 규모만 보고 중국문명이 근대 직전까지 서양보다 우월했다고 착각한다. 니덤, 다이아몬드 등 대부분의 유물론적 역사학자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이 둘을 혼동하고 과학을 고도화된 기술 정도로 착각하는 것이다.
나아가, 바보들은 동양이 정신문명이 발달하고 서양이 물질문명이 발달했으니, 동양의 정신문명을 계승하고 서양의 물질문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자는 개소리를 한다. 기술은 실용적이지만 실용에 집착하면 기술은 발전하지 않는다는 원리를 바보들은 깨닫지 못한다. 그들은 서양 문명의 결과물, 예를 들면 초고층 빌딩, 컴퓨터, 항공모함, 스마트폰을 보고 물질문명이라 부르는 반면, 동양의 명상, 수묵화, 도(道)를 보고 정신문명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들은 서양의 그 압도적인 물질문명이, 인류 역사상 가장 지독하고 강력한 '쓸모없지만 정말 제대로 알고 싶다는 정신'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한다. 서양의 물질문명은 그들이 물질에 집착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물질을 초월한 무언가에 집착했기 때문에 얻어진 부산물에 불과하다.
중국은 실용과 현실에만 집착하는 문명이었다. 화약, 나침반, 인쇄술, 제지술 등은 '어떻게 이득과 편의를 누릴까?' 대한 경험적 산물이었다. 여기에 왜그런지 따지는 건 필요가 없다. 그들의 수학은 그저 세금 계산과 제방 건설을 위한 '계산법'이나 '산술'에 불과했다. 화약과 나침반, 제지술은 그저 필요와 본능에 복무한 결과일 뿐, 이들이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관심했다.
하지만 과학의 뿌리는 실용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이유를 끝까지 파고드는 문명이다. 인류사에서 이에 해당하는 문명은 그리스 문명 외에는 없었다. 그들은 쓸모없는 진리에 목숨을 걸었다. 유클리드 기하학은 집을 짓고 무기를 만드는 데엔 아무 쓸모가 없었다. 그것은 편리함이 아니라 필연성을, 경험이 아니라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뻘짓(증명)을 요구한 문명사의 혁명이었다.
중국문명를 비롯한 동양문명이 과연 서양문명의 수용 없이 독자적으로 현재의 과학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 수천 년이 지나도 제자리였을 게 뻔하다. 뉴튼역학, 양자역학, 상대성 이론, 진화론 같은 위대한 업적은 진리 그 자체를 위한 지적 순수함이 없으면 나오는 게 불가능하다. 중국은 왕조가 무너지고 재건되기를 반복했을 뿐 한나라 때 완성된 중앙집권적 관료제는 계속 유지되었다. 중국 역사를 보면, 춘추전국시대, 삼국시대, 오호십육국시대, 명청전환기 등의 혼란기와 평화기(통일된 중국)가 순환적으로 반복될 뿐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 학문도 마찬가지였다. 화약은 조금 더 나은 포를 만들었지만, 화학이나 열역학을 낳지 못했다. 실용의 노예였기 때문에, 그 기술은 정치와 사회를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혁명의 동력이 되지 못하고, 그저 순환하는 왕조를 지키는 도구로 흡수되었을 뿐이다.
제러드 다이아몬드같은 박약한 지성은 아마도 그리스 문명에 대해, '지중해 연안의 온화한 기후, 풍족한 산물과 무역으로 인해 먹고 살 만해진 배부른 귀족들이 모여 앉아 실용에서 벗어난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즉 그리스 문명이 환경의 산물이란 것이다. 이 논리가 틀린 이유는 간단하다.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혼동했기 때문이다. 잉여 생산물과 여가는 진리 탐구의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 그리스보다 훨씬 더 풍족하고, 훨씬 더 거대한 잉여 생산물과 여가를 가졌던 문명은 역사에 널려 있었으나, 그들 중 아무도 지적 탐구에는 관심이 없었다. 중국의 부유층이 획득한 잉여 자원은 주색잡기, 과시와 향락와 같은 저차원적인 본능충족에 열중했을 뿐이고, 그나마 고차원적으로 간다 해도, 정교한 시와 글씨, 풍류에 머물렀다.
결국 문명의 진정한 동력은 환경이 주는 안락함에 순응하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안락함을 거부하고, '쓸모없지만 정말 제대로 알고 싶다'는 탐구욕을 끝까지 밀어붙여 갈 데까지 가보자는 의지에 있다. 서양 문명의 뿌리인 그리스 문명은 환경의 산물이 아니라, 그 환경이 제공한 풍요에 취해 본능의 노예가 되기를 거부한 기적적인 예외였다. 서양의 압도적인 힘은 바로 이 '쓸모없는 것에 목숨을 거는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술은 실용적이지만, 기술의 진보와 혁명은 역설적으로 그 실용에 집착하면 자연발생하지 않는다. 서양문명이 동양보다 우월하다는 말을 들으면 인종차별적인 생각이라고 느끼는 건 그저 열등감의 발로일 뿐이다. 이건 합리적 인간이라면 그냥 쿨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역사적 사실이다.
사학적 논쟁이 현대사회에 무슨 의미가 있나? 서로 돌고 도는 것인데. 그래서 어떤 사회의 행동패턴이 이상과 일치한가를 따져봤을 때. 한국이 가장 우월하다 ㅋ - dc App
난 오히려 글쓴이의 말에 대해서 절절한 아픔이 느껴짐 오히여 현대 철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어쩌라고 난 현대인인데? 같은 중립적 태도로 수렴했을거임
중국문명에서 발명(발견된 것에 가까운...)되거나 발견된 것들은 그것의 본질과 가능성을 파악할 의지없이 정체되는 경향이 강하다. 연구나 개발이라고 할 만한 움직임이 없었다고 본다. 그런 것들의 대부분이 주변국에서 처음 시작되고 그것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 많이 생산되다 보니 중국문명에 의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고... 그것이 철학이나 학문적으로 새로운 것을 대하는 자세에 서양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일 테고...
중국에 의한 동아시아가 그렇게 된 것에는 기득권세력의 보수적인 성향을 아주 강력하게 보호해 주는 문자체계와 그로 인해 생산되는 종교에 가까운 또는 종교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비철학들에 의해 기득권세력이 나태해지거나 안정만을 추구하며 자위하기 좋은 구축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의 한계에 원인이 있다고 보고...
'... 자위하기 좋은 시스템이 구축될 수 밖에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