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의 주체는 대전제적 참을 주장하기 위해 부분적 진실들을 수집해나간다. 이는 연역이나 귀납 등의 형태로 부분적 진실들을 수집, 조립 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관념과 실제, 서로 다른 별개의 논리 구조 등, 다양한 귀속 경계가 수용자의 무지와 혼란이라는 과정을 거쳐 뭉게지고 혼합된다. 이 과정을 통해 남는 것은 결국 수용자의 정념에 의해 배열되는 논리 구조에 대한 편취, 편향이다. 이에서 촉발된 방향의 구조적 진행이 수용자의 무지의 공백을 메워간다. 이 모든 과정은 주장 자체의 참과 거짓 여부와 별개이다.


그러나 모든 주장은 이중성과 입체성을 띤다. 즉, 판단 주체의 시공간적 제한 및 규정 시점과 편향에 따라, 정지되기도 하고 진행되기도 하며, 관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편취되어 통합된다. 예를 들어 특정 사건에 대한 가치 판단은, 첫째로 특정 가치 지향을 띠는 해석자에 따라 정보 취합 편취 및 해석 방향, 범위 규정 등이 달라진다. 또 이는 10년 뒤, 30년 뒤, 100년 뒤, 그리고 그 해석 시점을 둘러싼 사회, 정치적 구조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는 또 다시 해석 시점으로부터 미래의 10년 후, 30년 후, 100년 후 등 해석의 잠정성과 가변성을 내재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해석 과정에서, 서로 다른 관점과 의도를 지닌 해석 주체에 의해 편취되는 부분적 진실들은 사실 그 자체로 이미 역사 속에 실제로 존재했던 본질로 병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본질적 가치들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형이상학적 관념을 투영하며, 해석의 잠정성과 가변성은 이러한 특징에 기인한다. 다만, 해석 주체와 인식 주체의 다양한 편향과 의도에 의해 부분적으로 선택/배제 혹은 과장/축소 당하는 수동적 운명에 처해 있는 것이다. 역사는 이러한 편향, 편취자들의 집단적 의지에 의해 운동이라는 동력으로 투영되며, 서로 다른 관념 간의 충돌과 대상화, 조정 등의 과정을 거치며 진행된다. 


그러나 상술한 내용들이 결국 모든 논리 구조 차원과 시공간적 제약을 초월하는 절대 진리의 부재라는 주장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실체는 인간의 인식과 별개로 그 자체의 실존을 증명하고 있는 표상이다. 오히려 인간의 인식과 주장의 구조적 한계는, 인간이 표상이 투영하는 실체의 본질, 즉 물자체에 완전히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바를 나타낸다. 실존의 물자체는 인간이 인지의 재료로 쓸 수 있는 무한한 관념이 뿜어져 나오는 영원의 샘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그 샘에서 무엇을 길어다가 언어로 그럴듯한 외양을 꾸며도, 인간은 그 본질의 실존이라는 층위에는 털끝만큼도 훼손시킬 수 없다. 더 엄밀히 말하면 인간의 손길로 닿을 수 없는 존재론적 층위를 초월한 영역, 즉 실존들을 창조한 절대적 권위와 권능과 카리스마의 영역은 인간을 포함한 변화하는 우주와는 별개의 층위로서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