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알 수 없는 것들을 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냥 영원히 알 수 없겠구나, 하고 의식에서 지워버리든지 아니면 무언가 이렇게 생각하기로 정하고 그대로 믿어버린다든지(그러면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도무지 알 도리가 없는 것을 계속 붙잡고 살아봤자 전혀 행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 행복한 방향으로만 생각해야 하나? 어쩌면 나는 행복 대신 영원한 추측과 고민을 택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는데. 그것은 일종의 현실도피일지도 모르겠지만 때로는 괴로움이 친숙하고 안심되는 법이다. 왜냐면, 정말 생각하고 신경쓰길 그만두어도 괜찮은 것인가 역시 영원히 알 수 없는 것이라서 그렇다.
그게 만약 괜찮지 않다면 왜 괜찮지 않은 걸까? 나의 생각을 감시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데. 오히려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바란 적도 있다. 하지만 없지 않은가? 나 자신을 제외하고는… 어쩌면 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서도 외로움을 느낀 것일지도 모르겠다. 네가 행복을 우선해 타인의 마음을 깨달으려는 시도를 그만두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누가 말해주길 바랐던 건 아닐까?
그것은 죄의식과도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보면 언젠가 용서받지 않을까, 나를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공허한 기대 말이다. 왜 용서받아야 하냐면, 나는 내 인간다움이라는 걸 도무지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용서받아야만 비로소 나의 인간다움을 인정받는 것만 같아서 그렇다.
그러니까 스스로의 인간다움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 한 나는 죄의식에 계속 시달린다는 말이 된다. 이것은 나의 트라우마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고… 아 정말 싫다. 모든 트라우마가 없어지면 나는 좀 나아질까? 트라우마가 없어지면 나는 내가 아니게 될텐데. 정말 커다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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