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잔혹시*(신성모독)
아편향이 흐르는 나의 방
어디에선가
네 다섯명의 앙즞맞은
꼬마 요정들이 나타나서는
내 눈앞에 작은 거울을 꺼내 보여줬지
검은 바탕에 그려진 하얀 창틀을 열어보니
그 내부의 좁고 어두운 밀실 안에서
한 여인이 수음을 하고 있었네
악마 숭배자들의 표식이 그려진 원 안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옆에 두고서,
심장 문양의 하트로 배열된 촛불의 행렬 주변을
해시쉬와 아편을 태운 향이 채워갔네
여인의 이마에는 땀방울히 흐르기 시작했네
그것이 그녀의 골짜기에 고여서 핏방울로 맺혀가고,
그 여인의 손은 규칙적인 리듬으로
지휘자의 손길처럼 자신의 삼각주를 연주하고 있었네
그러던 중 나에게 하얀 거울을 보여줬던
앙증맞은 폭력의 요정들이
일열을 그리며 그녀 주변을 뱅글뱅글 맴도네
왈츠를 추듯 우아한 동작으로
우리에겐 들리지 않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그들에겐 신이 되고
우리에게 악마가 되는 그분을 찬양하며
음습한 춤을 추는 밤의 환영들이
여인의 삼각주로, 삼각주 속을 깊이 깊이
파고 들었지
그런데도 그 여인은 단 한마디의 고통도
배어 있지 않은 신음으로 그들을 받아들였어
고독한 죽음을 풍기는 황홀한 아편향에 실려
그녀의 속삭임이 내 귀에 들려왔어
주, 예수 그리스도여 나를 봐요
주, 예수 그리스도여 나를 봐요, 라고
흐릿한 환영의 지경 건너에서
나 자신도 수음하기 시작했네
갑자기 내 안에서
심장의 격렬한 박동을 뚫고
뛰쳐나오는
그것을 나는 보았지
새하얀 달빛 늑대가 달의 웅덩이에서 뛰쳐나왔어
새하얀 달빛 늑대가 여인을 향해 달려들었고
푸른 호수 같은 여인의 유방을
달빛 늑대의 이빨이 깨물었지
유방속에 그녀의 도톰한 입술이
입술속에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짖이겨져 가는 것을 보면서
그 푸른 달의 호수 속으로 전 우주가
깊이, 깊이 잠겨드는 것을 보면서
나는 여인의 귀에 대고 소근거렸어
- 주 예수 그리스도는 바로 나야. 주 예수 그리스도는
바로 나야, 라고
주 예수 그리스도는 아무 말이 없었지
굳은 입술, 잠겨있는 눈
그곳으로 피가 떨어졌다
그 눈에 피가 맺혀 떨어졌다. 마치
눈물을 떨구어 내는 사람처럼.
그래도 지금까지 내가 해온 보들레르 오마주 중에선 젤 괜찮지 않음?
느낌좋네여
어쩐지. 보들레르 차용. 읽히지가 않아. 너무 낯설어서.
잼있네